The one thing

[뜬금포 – 뜬금없이 포항, 떠난다는 것]


 
1. 거처 이동
 
  생각지도 못하게 거처를 포항으로 옮기게 되었습니다.

 

  갑작스러운 일이기도 했고 지난 한달 간 적응하느라 여념 없는 시간을 보냈네요.

 

  포항은 처음이라 지리도 낯설고 억양도 남달랐지만 언제나 그렇듯이 시간이 지나가면서 적응해 갑니다.

 

 

 

2. 이동의 이유

 

  장년층이 거처를 옮기는 것은 대부분 일 때문일 것입니다.

 

  “아이구 포항 갔으니 과매기도 많이 먹고 바다도 보니 좋겠네!” 라는 배부른 소리를 귓등으로 듣는 이유는, 어디를 가나 일하는 것은 고달프다라는 진실을 마음속 깊이 알고 있기 때문이겠지요.

 

  뭐 노동을 하고 싶어서 하겠습니까.

 


 
3. 떠난다는 것

 

  한 자리에 오래 머물러 있던 사람에게 떠난다는 것은 무척 괴로운 일일 수 있습니다.

 

  ‘프로 떠남러’에게도 이동이 그렇게 쉬운 일만은 아니지요.

 

  저 같은 경우는 차량 트렁크에 모두 들어가는 (얼마 안 되는) 물건들과 함께 하며 마음의 안정을 얻습니다. 같은 이불과 베개, 쓰던 볼펜과 딱풀… 잊어버리지 않은 동일한 물건들은 그래도 같은 차원에 존재하고 있구나 하는 위로감을 주더군요.

 

  그래서 항상 새로운 물건을 사는 것이나 쓰던 물건을 버리는 것에 민감한 것일까요.

 

  때가 되면 또 떠날 날이 오겠지요.

 

 

  간혹 사람들이 묻습니다.

 

  그렇게 떠돌아다니는 일터를 선택한 것에 후회하지는 않냐고…

 

  어쩌면 저에게는 집(Home)이란 것에 대해 좋은 추억이 그다지 많지 않은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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