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하노인 (달 월, 아래 하, 늙을 로, 사람 인)]
- Written by 하루
월하노인 ( 달 월, 아래 하, 늙을 로, 사람 인) - 달빛 아래 노인. 중매하는 사람.
중국 당나라 때 위고라는 청년이 길을 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달빛 아래서 한 노인이 책을 보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띄었습니다. 호기심이 발동한 위고는 노인에게 다가가 물었습니다.
“무슨 책을 보시나요?”
그러자 노인은
“세상 사람들의 혼인에 관한 책이라네.” 하고 대답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노인은 붉은 실이 담긴 주머니를 차고 있었죠. 이상하게 여긴 위고가 다시 물었습니다.
“그럼 그 주머니는 무엇인가요?”
“이 실은 부부가 될 사람의 발을 묶어 주는 것이라네. 이 실로 묶인 부부는 결코 헤어질 수 없지. 자네는 야채장수 진씨 할머니의 딸과 혼인할 것이네.”
이 말을 들은 위고는 기분이 언짢아져 ‘참 재미있는 노인이군.’ 하고는 돌아섰습니다. 버젓한 가문 출신인 자신이 천한 야채장수의 손녀와 혼인할 일은 결코 없었으니까요.
그로부터 십수 년이 지나 위고는 벼슬길에 올랐고, 상주자사 왕태의 딸과 혼인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첫날밤 부인이 이런 말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저의 아버지께서는 제가 어려서 돌아가셨습니다. 그 후 저를 유모가 야채장수를 해서 길렀으니, 자사님이 저의 수양아버지가 되십니다.”
위고가 깜짝 놀란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었지요. 이때부터 월하노인은 중매쟁이를 이르는 표현이 되었습니다. 월하빙인(月下氷人)도 마찬가지로 중매쟁이 노인을 가리킵니다.
[네이버 지식백과] 월하노인 [月下老人] - (달 월, 아래 하, 늙을 로, 사람 인) (고사성어랑 일촌 맺기, 2010. 9. 15., 서해문집)
월하노인이라. .참으로 낭만적인 표현이지 않을 수 없다.
사람은 태어날 때 각자의 새끼손가락에 붉은 실을 묶고 태어난다는 이야기를 어디선가 들은 적이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타고난 운명이나 인연론은 별로 신뢰하지 않는 편이라 그다지 담아두진 않았음이다.
그런데 나이를 먹어서인지 아니면 날씨 탓인지 혹은 미세먼지에 상한 감정선 탓인지. . 요즘 들어 한 번씩 나와 마주치는 사람들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게 된다.
정신적인 수행을 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전생에 대해서 이야기를 한다. 전생의 원수지간 인연이 현생에서 부부의 인연이 되며, 나와 가까운 사람들은 몇 겁의 전생을 지나 힘들게 만난 인연들이라고. .
흔히들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데 딱히 틀린 말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그런데 사람의 인연이라는 게 참. . 실타래도 보통 실타래는 아닌 것 같다.
우리는 대부분의 만남과 인연들을 놓아주거나 혹은 빼앗기거나 또는 비껴가지 않는가? 어떻게 생각하면 인연이란 있지도 않고 없지도 않는 것 같다.
우리는 모두 스스로가 이 세상과 인연을 맺고 여기에 태어나 가족이라는 남다른 인연안에서 매일매일 새로운 인연을 마주치며 살면서 또 다른 가족의 인연을 만들고. .
어쩌면 누구나 각자의 인연의 공동구역에서 우리는 살고 있음이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 좋은 인연과 나쁜 인연은 따로 있지 않음이다.
중요한 건. . 내가 이번 생에서 수많은 인연들과 만난 이유 즉, 숙제가 있지 않을까.
뭐 이런저런 이유를 갖다 붙여대도 한세상 살다 가는 거 선연만 만나면서 꽃길만 걷고 싶은 것이 당연한 거다. 세상 악연들하고만 엮여서 이건 전생의 업이라고 생각을 안 할 수 없는 1人으로 나도 이제 그만 홀가분해지고 싶은 하루다. .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