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ne thing

[처음 해본 은행나무 열매 따기 및 손질]

 

1. 수확의 계절

 

  가을. 바야흐로 늦가을입니다.

 

  집 앞에 있는 거대한 은행나무도 노랗게 물들었습니다.

 

  갑자기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지인이 휴일 오전에 가볍게 은행나무 열매를 줍자고 하더군요.

 

  적당한 은행 열매의 섭취는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알고 있었기에 흔쾌히 동의하였습니다.

 

 

 

2. 은행 털기

 

  일단 준비물은 장대와 마대자루.

 

  익히 알려져 있다시피 은행나무 열매의 과육은 고약한 냄새가 지독하기 때문에 장갑은 필히 챙겨야 합니다.

 

  장대를 가지고 나뭇가지를 살살 흔들어주니 때가 됐는지 은행 열매가 후두두둑 떨어집니다.

 

 

  가볍게 하기로 했으니까 조금만 흔들어 주고 줍기 시작합니다.

 

  나중에 과피 벗기는 작업을 생각하면 열매를 주울 때 꼭지 정도는 따는 것이 좋습니다.

 

  어느 정도 주웠으면 이제는 후 작업...

 

 

 

3. 차라리 사 먹자?

 

  과피를 벗기는 것이, 처음에는 구멍 숭숭 난 플라스틱 상자에 놓고 물을 뿌리면서 밟기만 하면 ok일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과피의 껍질이 구멍으로 빠져나가질 않는 겁니다.

 

 

  허탈한 한숨을 쉬고 일일이 손으로 골라내는 수작업을 하다가 방법을 떠올렸습니다.

 

  은행나무 열매를 통에 넣고 물을 채운 뒤 밟거나 손으로 짓이겨 과피를 분리합니다.

 

  그리고 살며시 물을 따라내면서 물에 뜨는 과피들도 버리는 거죠. 종자는 물에 가라앉기 때문에 가능한 방법입니다.

 

  이 작업을 반복하면 깨끗한 은행알이 얻어집니다.

 

 

  그 후 그물에 담아 응달에 매달아 둡니다.

 

  아무리 깨끗하게 씻었어도 그 쿠리쿠리한 냄새는 쉽게 사라지지 않기 때문이죠.

 

 

 

4. 채취보다 중요한 먹는 방법

 

  자. 이제 한번 먹어 봅시다.

 

  은행은 전자레인지를 이용하는 게 가장 먹기 간단한데요, 딱딱한 껍질이 자동으로 벌어지기도 하고 1분이면 조리가 끝납니다.

 

  조리 중 껍질이 깨지면서 팍팍 튀기 때문에 용기에 잘 담아서 조리해야 하고요.

 

 

  저는 먹고 난 컵밥 용기를 사용했는데, 팍팍 튀는 힘은 그렇게 세지 않은지 용기 위에 햇반 그릇을 덮어 놓는 것만으로도 파편이 튀는 것을 막을 수 있었습니다.

 

 

  이제 침착하게 껍데기를 벗겨서 촵촵 먹으니 쫀득쫀득한 게 맛도 나쁘지 않습니다.

 

  혈액순환이든 기관지든 하여간 좋다는 건강보조식품 급 은행열매!

 

  힘들여 직접 손질해서 먹어보니 한층 더 귀하게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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