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ne thing

[포장에는 적합한 음식이 따로 있나 보다 - 양평 예지현 꼬막짬뽕 포장 후기]

 

  근로하는 특성상 느긋하게 식당에 가서 먹을 형편이 안되기 때문에 포장이 가능한 해장국, 순댓국을 사 올 때가 있습니다.

 

 이곳은 도서 벽지 같은 외딴 지역이라 배달이 안되거든요.

 

  이번에는 조금 독특하게 짬뽕이 먹고 싶어서 포장 가능 짬뽕집을 알아보던 중 양평 3대 맛집이라는 예지현 본가를 알게 되었습니다.

 

  이왕 사 먹는 거 맛있는 것으로 먹자 해서 아침에 예지현으로 향했습니다. 예지현의 영업은 오전 10시에 시작한다고 합니다.

 

 

  바로 앞 다리 밑에는 한 시간 무료인 공영주차장이 있어 주차하기에 무척 편리합니다.

 

  음식점은 검은 간판에 하얀색 글씨, 그리고 영어로 큼지막하게 쓰여있어 처음에는 잘 보이지 않았어요. 옆에 있는 중국음식점 대청마루만 눈에 들어오더군요.

 

 

  하지만 맛집에서 사 먹기로 결정한 이상 세심하게 스캔해서 예지현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ㅎㅎ

 

  가격대는 다소 높은 편이었습니다. 꼬막짬뽕 9,000원!!

 

  꼬막짬뽕 3개와 탕수육 소 짜리 1개 포장을 주문해 놓고 기다리기를 10여 분~ 큼지막한 봉투 하나를 들고 가게를 나섰습니다.

 

 

  보통 음식을 포장해 오면 음식이 나온 뒤 한두 시간 후에 먹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대부분은 다시 데워 먹는 방식으로 국물과 식자재를 분리해서 준다던가 하지요.

 

  이곳에서는 뜨끈한 국물과 면이 나뉘어 용기에 담아 나옵니다. 별도의 끓이는 과정이 필요 없이 바로 먹을 수 있도록 나온 것이지요.

 

  1시간 정도의 기다림 끝에 드디어 식사를 개시하였습니다.

 

 

  사골국물이 베이스인듯하고 갖은 양념이 잔뜩 들어간 걸쭉한 국물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보통 짬뽕이라면 먹기 마련인 홍합 대신 꼬막을 발라먹고 양파 같은 건데기를 먼저 먹습니다. 그 후에 면을 먹는 제 짬뽕 스타일!

 

  문제는 면이었어요. 기름기 자르르한 일반 면이 아닌 메밀로 뽑은 듯한 담백한 면이 시간이 지나서 떡졌어요. ㅠ.ㅠ 바로 먹었으면 맛있었을 법했는데 뭉쳐지고 끊어지는 면을 뭉텅뭉텅 먹게 되었어요.

 

  포장에는 살짝 안어울리 면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리고 탕수육!!

 

  찹쌀 거리는 탕수육의 쫀득한 맛이 일품일 것 같은 탕수육은 시간이 지난 뒤에 먹으니 이가 부러질듯한 단단함에 깜짝 놀랐어요.

 

  제가 원래 양념에 찍어 먹거나 부어먹는 스타일이 아니라 그냥 베어 물었거든요.

 

  이건 반드시 소스에 푹 담가 그 단단함을 살포시 녹인 다음에 먹어야 해요. 물론 따뜻하게 나왔을 때 먹으면 그렇지 않겠지만요.

 

 

  안타까웠습니다. 막 나온 음식을 바로 먹었다면 그 맛있음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을 텐데 말이지요. 값이 비싼 것과 포장해와도 맛있는 것은 다른 모양입니다.

 

  그리고 플라스틱 용기 쓰레기가 많이 나온다는 것이 아쉬운 점이었어요.

 

  어찌 보면 음식은 타이밍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포장에 적합한 음식은 따로 있나 봐요.

공유하기

facebook twitter kakaoTalk kakaostory naver band
loa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