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ne thing

자취생의 보관용 먹거리 즙 3종 세트 - 토마즙, 양파즙, 인삼즙

 

  지난 주 저와 방을 함께 쓰는 룸메이트가 한 달 보름 기간의 교육을 받으러 짐을 싸악 정리하고 떠나갔습니다. 그런데 냉장고에 먹다 남은 밥버거를 두고 갔더군요. 냉장고 보관만 4일이 지난 것 이었습니다.  냉장고에 오래두면 상하고 냄새가 나니까 고민 끝에 버리려고 사무실로 가지고 왔는데 비쩍 마르고 버려진 것처럼 보이는 개 한마리가 다가오는 것 아니겠습니까.

 

  가져온 쓰레기봉투를 뒤적거려 밥버거를 꺼내 냄새를 맡아보니 상하지 않았습니다. 혹시 은박지까지 먹어서 탈이 날까봐 조심스레 껍질을 벗겨 땅에 놓아두고 사무실로 들어갔는데 어느새 깨끗하게 먹어치웠더군요. 동물이 저의 호의를 무시하거나 의심하지 않고 또한 음식물이 버려지지 않고 필요한 곳에 소요되었다는 생각에 기분이 정말 좋았습니다.

 

  제 나름대로는 음식물 쓰레기를 만들지 않도록 노력하고 자주 해먹을 여건도 안 되기 때문에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는 음식물들을 선호하게 되는데요, 맛이 없다고 다른 사람들이 먹지 않는 즙을 무려 3가지나 얻었습니다. 포장된 즙을 먹어보니 맛은 좀 없었지만 영양 있어 보이고 무엇보다 보관을 오랫동안 할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왼쪽 부터 토마토, 홍삼, 양파>

 

  토마토즙은 집에서 내려놓고 안 먹는 것을 챙겨왔는데, 약간 신맛이 나지만 먹기에 썩 나쁘지는 않고 토마토가 몸에 좋다고 하니 귀하게 먹고 있습니다. 인삼즙은 룸메이트가 가져왔는데 맛이 없다고 안 먹더군요. 술 마시고 숙취해소에 최고인 듯싶습니다. 양파즙은 사무실에 처박혀 한 달간 방치된 걸 제가 얻어왔죠. 좀 미식 미식한 것이 맛이 없긴 하지만 못 먹을 정도는 아닙니다.

 

  배고픈 자취생은 즙3종 세트를 돌아가면서 먹습니다. 아침에는 양파즙, 저녁에는 토마토즙, 이따금씩 인삼즙. 볼품없이 사는 자취생도 이정도면 럭셔리하네요. ㅋ_ㅋ 거의 밥 대신 먹는 거지요.

 

  스스로 이런 것들을 사서 먹을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만, 저절로 얻게 된 만큼 감사하게 먹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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