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ne thing

[물건을 버린다는 엄청난 결심 - 조이패드 사이드와인더 버리기]


  현재 저는 자그마한 방이 2개인 곳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혼자 살고 있었는데 이번에 신규 직원이 온다고 하여 방 하나를 비워달라는 요청을 받았습니다. 힝~ 혼자가 편한데...


  끙끙대며 한쪽방으로 제 짐을 몰아넣기 시작하면서 저는 경악을 금치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세상에~ 그동안 푹 퍼져 살았나 봅니다. 짐이 이렇게나 불어 있다니...


<짐이 늘어나는 것은 순식간이구나.>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 쓸모없는 물건을 버리려고 살펴봤는데 버릴 것이 하나도 없군요. 뭘 버리자니 나 자신의 일부가 없어지는 것 같은 이런 꺼림칙한 느낌은 뭘까요?


  "그래 짐 정리는 어차피 평생 할 거 천천히 하자"고 마음 먹고 지금 내가 가장 필요 없는 것이 무엇일까 떠올렸더니 하나가 생각났습니다.


  바로 2002년 즈음에 구입한 조이패드, 마이크로소프트 사의 사이드와인더입니다. 그 당시에는 에뮬레이터 게임이 한창 유행했었죠. 오락기의 기분을 내려고 구입해 놓고는 막상 얼마 사용하지 못 했습니다. 그래도 나중에는 사용할 일이 있겠거니 하며 지금까지 가지고 왔던 것이죠.


<오오, 나의 젊음이여.>


  수 년이 지나고 2016년이 된 지금 활용하려고 꺼내보니 요즘 나오는 게임에는 전혀 맞지 않는군요. 최근의 3D 게임은 화면 전환이나 조준 등을 위한 스틱이 패드에 달려 있어야 써먹을 수 있어요. 결국 지금 가지고 있어봐야 의미가 없다는 이야기.


  물론 고전 게임을 할 때야 사용이 가능하기는 하겠지만 고사양 컴퓨터로 고전 게임은 별로 하고 싶지 않더라고요. 키보드가 편하기도 하고요.


  마침내 10년 넘게 보관하고 있던 사이드와인더를 버리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사실 결심하기까지가 어렵지 버리고 나면 생각나지도 않습니다. 그 동안 써오지 않았으니까요.


<안녕, 나의 추억이여.>


  이렇게 사이드와인더를 떠나 보냈습니다. 마음이 후련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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