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ne thing

[생애 첫 치과 신경치료 후기]

 

 

1. 으아악! 충치가 어마어마...

 

  지난번 매복 사랑니 발치 건에 관하여는 이야기 한 바 있습니다.

 

  발치 전 엑스레이 검사에서 사랑니 바로 앞 쪽 어금니는 신경 치료 들어가야 할 가능성이 큽니다라는 의사 선생님의 말은 귓등으로 듣고 사랑니 발치만 된다면 모든 것이 다 해결될 것처럼 생각했죠.

 

  그런데 사랑니를 발치하고 나니 아무 느낌이 없었던 어금니 뒤쪽에서 매콤한 치통이 발발하는 거예요.

 

  혀로 어금니를 만져보니... 세상에 어금니 안쪽이 움푹 들어가 있는 거 있죠.

 

  소독한답시고 리스테린을 열심히 사용하였지만 이미 썩은 이에는 무용지물!! 일주일 뒤 동내 치과에 실밥 제거하러 가서 어금니부터 봐달라고 했습니다.

 

  의사 선생님께서 조금씩 충치를 긁어 내려가며 보시더니 신경치료를 해야 한다고 하십니다. 거울로 보여 줬는데 정말 광범위하게 충치가 먹어들어 갔더군요.

 

 

2. 신경치료 실시!

 

  신경치료란 건 이의 신경을 뽑아내고 전체를 크라운으로 씌워 생명력을 상실한 이를 최대한 사용하게 끔 만들어 주는 것을 말합니다.

 

  살아 있는 이를 잃는다는 두려움이 있지만 신경의 염증이 턱뼈로 전이되면 더 큰 낭패를 초래하게 된다는 점과 이 하나 둘쯤 없어도 살아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얼른 치료를 해달라고 했습니다.

 

  신경치료는 여러 차례에 걸쳐서 이루어졌습니다. 썩은 부분을 제거하면서 이를 파내고, 신경관 하나하나 구멍을 뚫어 제거하고, 중간중간은 지속적으로 소독을 했는데 금 크라운으로 완전하게 씌울 때까지 5회 치료를 받았습니다. (35만원...)

 

  바쁜 직장 생활 중 치과 가는 시간 만드는 것도 스트레스였지만 뭐 어쩌겠습니까? 몸 치료가 우선이지요.

 

  이번에 치료받으면서 크게 느낀 것 중에 하나는 염증이 생긴 신경은 마취도 잘 안된다는 사실입니다. 마취가 안되니 그 고통이 엄청날 수밖에요. 발치보다 더 두려운 게 신경치료가 되어버렸습니다.

 

  저는 어금니 뿌리가 4개라 했는데 멀쩡한 신경관은 마취로 별 느낌 없이 제거한 반면 충치균으로 염증이 생긴 신경관은 아주 혹독했습니다.

 

  씹는 것 조심하고 먹는 것 가려가며 근 3주에 걸친 치료 끝에 금니 하나를 얻게 됐네요. -_-;

 

 

  처음에는 신경치료가 끝났는데도 씹을 때 까무러치도록 아파서 깜짝 놀랐습니다. 인터넷으로 찾아보면 죄다 치료가 잘못됐으니 재 치료해야 한다는 끔찍한 이야기뿐...

 

  하지만 찬물 더운물에는 반응이 없고 두드려도 괜찮을 걸 봐서 신경 제거는 잘 된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신경과 잇몸이 연결된 부분이 아물면 괞찮아질 거라고 여겼죠.

 

  예상대로 2주쯤 지나니 씹어도 아무렇지 않게 되었습니다.

 

 

3. 푸념

 

  저의 DNA가 멍청한 건지 제가 잘못 생활해 온 건지 어째 사랑니는 어금니를 파고들었을까요.

 

  현재의 의학으로는 한번 손상된 이는 재생이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대신 임플란트라는 걸 만들어내긴 했죠.

 

  하루하루 나이 들어가는 것이 더욱 느껴지는 가을입니다. 이제는 상실의 감각에도 익숙해져야 할 때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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