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ne thing

[홍보관에 푹 빠지신 우리 어머니]

 

  조금 생소할지도 모르겠습니다만 홍보관이란 곳이 있습니다. 무료로 사은품을 주거나 소고기 같은 음식을 사주면서 사람들을 모아 물품을 홍보하고 판매하는 곳이라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사람들, 특히 그중에서도 생활권을 쥐고 계시는 어머니들을 모집하려고 사은품으로 프라이팬, 냄비, 포도, 소고기, 대걸레 등 별의별 것을 다 주는 모양입니다.

 

  부가세(?)라는 명목으로 1,000원은 받아 간다고 하는데요, 추가로 사람을 데려오면 더욱 훌륭한 사은품을 제공한다고 합니다. 전자식 출퇴근 카드도 운영하는 것으로 보아 고객 관리도 상당히 체계적인 것 같아요.

 

  어머니께서는 그동안 얼마나 열심히 다니셨는지 방 한쪽에 물건들이 그득히 쌓여져 있었습니다.

 

 

  세상에 밑지고 하는 장사는 없듯이 홍보관에서도 판매하는 물건들로부터 이익을 뽑아내겠지요. 어머니께서는 필요 없고 사기성이 짙은 물건은 죽어도 안 산다고 호언장담하시지만 그게 말처럼 쉽지만은 않을 겁니다.

 

  밀폐된 공간 안에서 판매 전문가들의 엄청난 상담력을 감당할 사람들은 많지 않을 테니까요. 여기에 적절한 바람잡이의 활동, 사은품만 받아 가는 것에 대한 죄책감을 느끼게 하는 등 각종 스킬을 시전한다면 십중 팔구는 필요 없음에도 불구하고 물건을 구입하게 될 것입니다.

 

  정상적인 품질과 가격의 물건이라면 그래도 좀 덜 억울하겠지만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에 떨어진 품질이라면 말 그대로 사기겠죠?

 

<정전기가 안난다는 최상급 빛이라고 떠넘기듯 받아온 것>

 

  사시고 싶은 물건을 사는 거야 뭐 어머니 자유겠지만 방 한가득 쌓인 물건을 같이 정리하면서 드는 생각은 사소한 욕심이 화를 불러올지도 모르겠다는 두려움이었습니다.

 

  이미 고가의 비누, 가그린, 빛 등을 구매하신 모양이던데,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필요 없는 물건이거든요.

 

<입안의 균이 건더기 형태로 나온다는 가그린>

 

  저 같으면 필요 없는 물건은 짐만 되기 때문에 공짜로 줘도 안 가져가지만 어머니의 생각은 다르신 모양입니다. 일단 쟁여 놓는 것을 좋아하시죠.

 

  인생은 각자 살고 싶은 대로 사는 것이기에 별다른 이야기는 않지만 소비자 고발과 같은 시사프로그램에서 보도한 홍보관의 실태 영상만 몇 개 보여드리고 말았습니다.

 

 

  어찌보면 필요 없는 물건을 병적으로 가지지 않으려고 하는 제게 문제가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누군가가 생각지 않은 물건들을 자꾸 떠 넘기면 왠지 모르게 짜증이 나거든요. 물건들을 늘리는 것도 어렵지만 늘어나지 않게 하는 것도 어려운 요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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