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ne thing

[제주 올레길 첫 걷기 소감]


  지난 일요일 5km 밖에 되지 않으니까 같이 가자는 직장 상사의 꾐에 넘어가 처음으로 제주 올레길을 걸어보았습니다.

  코스는 18코스로 제주 북쪽의 해안가였습니다.

  아침 7시, 버스를 타고 조천 만세동산에 내려 걷기 시작하면서 제주 올레길이라는 것에 대하여 몸소 체험한 것이었죠.

 


  올레길을 잘 돌으려면 표식을 잘 따라가야 합니다.

  도는 방향에 따라 주황색과 파란색으로 구분되어 있는데 리본이 매어 있다던지 화살표가 그려있다던지 합니다.

 


  경로를 이탈한 경우 스마트폰 지도앱으로 찾아가면 됩니다.

  알고 보니 평균 1코스당 20km 정도 되는데 이는 6~7시간을 걸어야 하는 거리죠.

  한 코스의 시작점 - 중간 - 종료지점에는 스탬프가 있어 2만 원을 주고 사는 수첩에 도장을 모으러 다니는 마니아들이 있는 모양입니다. (저를 꾀어낸 분!)

 


  각 코스의 평균 거리를 비슷하게 만들기 위해서인지 구불구불 연결된 올레길.

  초반에는 공기도 상쾌하고 풍경도 둘러보며 나름 괜찮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바닥나는 체력과 여기저기 몸의 통증에 고통을 받죠.

  주변을 구경할 여유 따위는 없어진다는 말입니다.

 


  뭐 20km 정도는 거뜬히 걸을 수 있다 하시는 분께서는 만족스러울지 모르겠지만 보통 일반일들은 올레길을 걸으러 가자 하면 핑계를 대는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어찌 됐건 이미 시작한 것 끝을 봤는데 조천 만세동산에서 시작한 18코스는 동문시장까지 이어져있습니다.

 


  이날 제주에서 가장 크다는 동문시장에 처음 가봤지요. 마치 해외 유명 야시장 같이 관광지 분위기가 물씬 나더군요.

  동문시장에서 숙소까지의 거리는 2km!

  에잇~ 하면서 악으로 걸어갔는데 도착하고 보니 오후 3시가 넘었습니다.

  후들거리는 다리를 진정시키고 찬물로 샤워한 후 까무러치듯 잠을 잤네요.

  이런 유의 장기 코스를 완주하며 걷는다는 사람들은 필시 인생에 있어서 깊은 고민을 잊어버리고 싶어서 일거예요.

  뜨거운 태양 아래 몸을 혹사시켜 얻을 수 있는 것은 더 큰 육체의 고통으로 관심을 돌리는 것이겠죠.

  물론 고통 뒤의 휴식이 꿀맛이긴 합니다.

  그렇다고 한들 결국 인생의 문제에 대한 해결은 안됩니다.

 


  결론.

  여유롭게 즐기는 자에게는 달콤할 것이지만 현실의 고통에서 도망가려는 자는 올레길 또한 고통이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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