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ne thing

[오래된 안경, 깨끗하게라도 닦아보자]


  저는 안경을 쓴지가 참 오래됐습니다. 국민학교 3학년 신체(시력) 검사 때 양쪽이 0.3판정을 받고  6월 6일 현충일에 안경을 맞추러 안경점에 가는데 어머니께서 대성통곡을 하셨어요. 아마... 안경 값이 아까워서 그랬겠죠? ㅎ_ㅎ


  키는 커서 뒷자리에 않는데 어쩐지 자꾸 칠판의 글씨가 안 보이는 거예요. 눈에 침을 바르면 잠깐 보이곤 했는데 그게 바로 시력이 안 좋은 거였지요.

  그 뒤로 계속해서 시력이 떨어지면서 안경을 바꾸기도 참 여러 번이었습니다. 20세가 넘은 후에는 그나마 시력이 더 이상 나빠지지 않고 어느 정도 고정돼서 안경 바꾸는 횟수가 줄어들었는데 지금 쓰고 다니는 안경은 3년이 넘은 것 같아요. 어느덧 민방위 5년 차 ㅠ.ㅜ

  안경이란 게 사용하면 사용할수록 생활 기스도 많이 나고 휘어지기도 해서 잘 관리하는 것이 관건인데 몸의 일부처럼 되어버려 별로 의식하지 않고 생활하기 마련입니다. 눈이나 마찬가지인 소중한 물건인데도 말이지요.

  오늘은 문득 눈앞이 뿌예지길래 괜스레 안경 탓 하며 오랜만에 안경을 닦아보기로 했어요. 벌써 노화가 ㅠ.ㅜ 기스는 둘째치고 먼지가 그득히 묻었는데 이게 그냥 안경닦이 천으로 닦으면 잘 닦이지 않는단 말입니다.


  이런 경우 아버지는 비누를 손에 묻혀 안경알을 쓱싹쓱싹 닦곤 하시는데 직접 해보니 비누로는 잘 닦이지 않아요.

  대신 주방용 세제가 짱입니다. 퐁퐁...


  주방용 세제를 손에 묻혀 안경알을 닦아 주고 흐르는 물에 씻어주면 깔끔해지죠. 하지만 물이 묻어 있는 상태에서 바로 안경닦이 수건으로 닦으면 다시 지저분 해질 수 있어요. 수건이 깨끗하지 않으니까요.

  어느 정도 물기를 말리게 되면 물방울 자국만 남게 되는데 이때 닦으면 깨끗하게 닦아집니다.


  이렇게 안경을 닦고 나니 세상이 한층 밝아졌어요. 가만히 안경을 바라보고 있자니 참 오랜 세월을 함께 했네요. 일하다가 산에서 흰색 페인트 가득 묻은 가루는 지금도 지워지지 않고 있어요. 그래요. 끝까지 함께 해야죠. 어디 안경이 한두 푼 입니까? 하하

  시력도 더 나빠지지 않고 안경도 계속해서 건재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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