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밖의 2박 3일 제주도 여행 (3) - 2일차 관광지들]
전날 밤의 과음 덕택으로 2일차는 무척 힘든 하루가 되었습니다.
모처럼 먼 곳까지 놀러 와서 맑은 정신으로 다양한 것을 보고 느끼고 싶었지만, 여행 = 과도한 음주라는 보편적인 관념이 뿌리 깊은 우리 사회에서는 어째 좀 어려운 일인 것 같습니다.
1. 우도
오전의 일정은 우도 탐방이었는데, 제주도에서 또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하는 섬 중의 섬이었어요.
<허공에 대고 새우깡을 흔들어 보지만...>
숙취로 시달렸지만 그래도 배 타는 재미는 있었지요. 몇몇 사람들이 새우깡을 준비했길래 갈매기가 따라오나 싶었는데 그런 낭만적인 일은 없었습니다.
우도에서 할 일이란 역시 경치 구경입니다. 섬이 꽤나 넓기 때문에 우도 8경이라는 명소를 돌아보기 위해서는 오토바이를 빌리거나 버스를 타야 하더군요.
하지만 다들 술에 지처서인지 첫 번째 장소의 한 카페에서 차를 홀짝거리거나 쓰러져 있다가 점심때가 되어 서둘러 우도를 빠져나왔습니다.
<시원한 망고우유 맛있엉>
우도에서는 길거리 가게마다 성황리에 영업 중이었는데, 오가는 손님을 잡기 위해 고성이 오가거나 부둣가에서 차가 사람에게 길을 비키라고 경적을 크게 울리는 일을 당하는 등 안타깝게도 우도에 대한 좋은 인상은 받지 못하였습니다.
2. 선녀와 나무꾼 (입장료 9,000원)
오후에는 비가 추적추적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제주도에 놀러 오면 맑은 날을 만나기 힘든 법이라고 다들 한마디씩 하더군요. 놀러 왔으니 가만히 앉아 있을 수는 없고 구경을 해야 하므로 실내로 되어있는 관광지를 찾았습니다.
선녀와 나무꾼은 실내에 예전 물건들을 전시해 놓은 곳이라 우천 시에도 어느 정도 여유 있게 관람 가능한 장소였습니다. 물론 실외는 비 때문에 서두르느라 제대로 구경하지 못하였지만 옛 시절의 물건들은 꽤나 흥미로워서 지루할 틈이 없었어요.
<국민학교 2학년 때 만들었던 국기함>
공감이 가는 것들이 꽤나 많았는데 어느덧 저도 나이를 먹어가고 있다는 사실이 새삼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과거는 과거일 뿐 지금 현재를 살아야겠지요.
<아직도 기억하는 국민학교 저학년 시험문제, 우리나라 대통령 이름은? 답) 전두환>
3. 수목원 테마파크 (입장료 12,000원)
다음으로도 역시 우천 시 실내에서 관광할 수 있는 장소로 이동했습니다. 수목원 테마파크라는 이곳은 거대 냉장고에 얼음조각들을 구경할 수 있는 아이스 뮤지엄(1층)과 카페 및 5D 영상관(2층), 입체 갤러리인 3D 착시아트(3층)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1층은 무더운 여름 인기가 많은 것 같고 3층은 사진 찍기에 최적의 장소 같더군요.
5D 영상관은 10여 분의 짧은 플레이 타임에 별도의 요금을 받아 들어가 보지는 않았습니다만 관객들의 반응은 좋아 보였습니다.
다만 관람 내용에 비하여 입장료가 너무 비싸다는 의견이 다수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