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ne thing

[우여곡절 끝에 드디어 사랑니 발치]

 

  지난 토요일 사랑니 발치 예약일!

 

  병원에 방문했다가 청천벽력 같은 말을 들었습니다. 9월 15일(토)이 아닌 10월 15일(월)에 예약이 잡혀 있던 것!

 

  제가 2번이나 확인했음에도 일정에 착오가 생긴 것은 15일이라고만 말해서 전 9월로, 병원에선 10월로 이야기했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2주도 긴데 기본이 45일이라니...)

 

  직장이 멀어서 어렵사리 시간 내야 하는 것은 둘째치고 발치 전 2주간 잠 못 이루고 긴장했던 것까지 생각하니 차마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더군요.

 

  이럴 수 없다는 마음에 진짜 예약이 맞는지 확인하며 사정 이야기를 하다 보니 마침 17일(월)에 빈 시간으로 예약 일을 변경해주어 천만다행으로 2일 더 기다려 발치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발치를 우습게 보면 안된다.>

 

  집에서 쉬면 뭐가 걱정이겠습니까. 그 일정이란 것에 얽매이지 않고 기다렸다 뽑으면 되는 것을... 일 때문에 몸도 마음도 여력이 없는걸요.

 


 

  10년 전 경험이 있기에 양손을 공손히 모으고 긴장을 풀기 위해 심호흡하며 구강외과에서 발치 수술을 받았습니다.

 

  마취제라는 것은 참 대단한 것 같습니다. 그냥 뽑으면 통증 때문에 패닉 상태가 될 텐데 이리도 감각을 무디게 만들어 주다니요.

 

  주삿바늘이 들어가면 점차 마취약이 퍼져 볼과 혀까지 얼얼해집니다. 5분쯤 있다가 위 사랑니부터 뽑게 됩니다.

 

  똑바로 난 위 사랑니는 발치에 불과 5초 정도 소요....

 

  가로로 누워있고 반이 매복되어 있는 아래 사랑니가 문제지요. 그래도 의사선생님께서 정말 고수여서 15분도 안 걸린 것 같습니다.

 

  톱으로 자르고 지렛대 원리로 들고, 뽑고, 자르고를 반복...

 

  제가 생각해도 사랑이가 참 억세긴 억세요. 갈기갈기 조각내고서야 빠지는 것을 보면요. 호흡을 유지하며 마음을 추스르고 있자니 어느새 잇몸을 꿰매고 있었고 발치가 끝났습니다.

 

<사랑니 발치는 건강보험이 적용돼서 치료비 자부담은 36,800원으로 저렴>

 

  이후 출혈을 막기 위해 거즈를 2시간은 꽉 물고 있어야 하고요, 얼음찜질도 필요해요. 처방약으로는 항생제와 진통제를 받았습니다.

 

  마취는 다 풀리는 데까지 5시간 정도 걸린 것 같아요. 마취가 풀리니 확실히 통증이 몰려오더라고요. 초반에는 진통제를 복용 안 하면 매우 고통스러울 것 같습니다.

 

  이제 남은 일은 일주일 즈음 후에 가까운 치과에 가서 실밥만 제거하면 되는군요.

 

 


 

 

  왼쪽 위아래 사랑니를 발치하고, 오른쪽 위아래 사랑니를 발치하기까지 딱 1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습니다. 첫 경험이 너무 고통스러웠기 때문에 계속 피해왔던 것이겠죠.

 

  드디어 그 나머지를 발치한 지금 앓던 이가 빠졌음에도 불구하고 기쁨을 즐길 수가 없는 것은 계속되는 일과 미래가 보이지 않는 삶의 고통 때문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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