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ne thing

[버스 투어]

 

- Written by 大和 -

 

  시간이 여유로울 때 나는 가끔씩 버스를 타고 시내 곳곳을 둘러보는 취미를 갖게 되었는데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시내버스 왕복요금 2,500원으로 약 4시간쯤 버스투어를 할 수 있다.

 

  내가 살고 있는 곳이 관저동이라 먼저 원내동 버스정류장으로 가서 거기서 신탄진 가는 버스를 타고 가서 신탄진역에 내려 차 한 잔 마시고 역 주변을 둘러보고 다시 유성 전민동을 거치고 둔산 시가지를 지나 대전역으로 운행하는 버스를 타고 대전역에 온다. 마지막으로 대전역에서 관저동 집에까지 오면 버스투어는 끝난다.

 

 

  대전 시민대학에서 명상 강의를 수강한지 9개월이 되었다. 그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고 마음 치유도 어느 정도 되었다고 생각한다.

 

  버스투어를 하게 된 동기가 좁은 공간에서 명상하기보다 좀 더 넓고 자유로운 곳에서 하고 싶은 마음에서 버스투어를 생각하게 되었다. 막상 투어를 하니 기분이 너무 좋고 힐링이 되어서 계속하게 되었다.

 

  창가에 스치는 풍경들을 보면서 사색하는 자체가 너무나 좋다. 시내 변두리를 지날 때는 논 밭이 보이고, 공업단지를 지날 때는 넓은 공장지대를 볼 수 있고 시내 중심가를 지날 때는 아파트 및 빌딩 숲을 보면서 세상 사는 일에 한 번 더 생각을 하게 되고 역 근처에서는 여행하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차에 오르내리는 모습을 보면서 내가 살아 있음을 실감 나게 해 준다.

 

 

  휴식이 현대인의 삶의 중요한 주제가 된지 오래다. 성과와 경쟁, 가속화된 사회체제, 빨리빨리 문화에서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은 휴식을 해야만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다. 어떻게 쉬는 것이 잘 쉬는 것일까? 지금 내 몸, 마음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일까?

 

  많은 것을 생각하다가 선택한 것이 명상 공부다. 외국여행을 하고 유명한 관광지를 찾아다니며 쉬는 것도 휴식이겠지만 사색과 무위적 삶을 추구하는 것도 온전히 쉬는 방법이 되겠다고 생각하고 명상 공부를 시작했다.

 

  조용한 방에서 명상을 하다 가끔씩 버스를 타고 아무런 생각 없이 스쳐가는 풍경을 보면서 사색하는 것이 힐링에 너무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마음에 여유를 갖게 되니 독서하는 시간이 길어지고 좀 더 나 자신을 돌아보는 기회가 많아지는 것 같다.

 

 

  돌이켜 생각해보니 나는 정년퇴직 때가지 앞만 보고 달렸지 쉴 줄을 몰랐다. 너무나 정신과 육체를 혹독하게 대했다. 이제는 어떻게든 쉬게 해야 한다. 그래야 적절한 보상이 되어 회복이 될 것이다.

 

  아이들이 직장 따라 집을 나가 살고 지금은 두 내외가 집을 지키고 살고 있다. 지금 홀로서기를 하지 않으면 자칫 외로움에 빠질 위험이 있다. 마누라가 항상 내 옆에 있다는 보장은 없다. 언제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

 

  그래서 요즈음은 가끔씩 밥도 하고 설거지도 한다. 이 또한 배워야 남은 인생 살 수 있는 것이다. 직장생활을 할 때 집안일에 너무 무관심했던 것은 사실이다.

 

  돈을 번다는 핑계로 일체 손을 대지 않았다. 집사람한테 미안하고 독선적으로 살아온 것에 미안함을 가지고 있다.

 

 

  그래도 지금이라도 깨달았으니 열심히 집안일을 하며 살려고 한다. 마음을 비우고 내려놓는 것이 명상이라고 하는데 실제 해보니 탐 진 치 삼 독심에서 벗어나기가 정말 어렵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꾸준한 수행이 되어야 한다고 한다.

 

  알아차리고 깨닫는 수행을 끊임없이 하다 보면 점차로 마음이 비워지고 내려놓게 되리라고 확신한다. 어쩌면 버스투어 하는 자체가 마음을 비우는 일이 되는지도 모른다.

 

  많은 승객들 속에 묻혀서 나만의 세계에 빠져 있다 보면 마음이 편안하다. 앞으로도 가끔씩 이 재미있는 놀이를 계속할 것이다. 나 자신 힐링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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