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ne thing

[한국의 워크숍 문화 - 더조선호텔 (수안보)]

 

  많이들 워크숍 워크숍 하는데 직장 생활 초창기에는 참 낯선 개념이었습니다.

 

  워크숍에 대한 사전적인 의미를 찾아보면 전문적인 기술 또는 아이디어를 실험적으로 실시하면서 검토하는 연구회 및 세미나라고 하는데 막상 경험해 보면 영 상황이 다르거든요.

 

  어차피 워크숍이란 개념은 외국에서 온 것일 테니 원 개념은 그렇다 치고 한국에서의 워크숍은 그 의미를 조금 다르게 받아들여야 하지 않나는 생각이 듭니다.

 

<가을철 단풍 구경이 뭐라고 고속도로 휴게소마다 사람들이 가득가득>

 

  직장에 다니는 입장이라 연말이 되어가면 점차 워크숍이라고 모이라는 자리가 많아 부담스러워지는데요, 어쩔 수 없이 참석을 해야만 하는 경우가 많죠. 불참에 따른 패널티(?)라는 게 존재한달까, 무언의 압박이 거세다랄까.

 

  어느 정도 직장 생활에 익숙해져가지만 아직도 워크숍 참석에서 오는 부담감은 떨쳐버릴 수가 없는 가운데 지난주에는 충주시 수안보에 있는 더 조선호텔로 워크숍을 다녀왔습니다.

 

<지나간 세월이 느껴지는 호텔>

 

  충주 수안보는 물 좋은 온천으로 유명하였다죠. 오래전에는 신혼여행지로 융성했었답니다. 지금은 시설의 낙후, 요금의 바가지 문제 등으로 유령 도시 마냥 사람이 없는데, 그래도 관광지로서 관광시설들은 운영되고 있습니다.

 

 

  4성급이라는 더조선호텔에서는 워크숍을 위한 현수막, 회의실, 저녁 야외 바비큐까지 친절하게 준비해 주었답니다. 물론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하지요. 워크숍 참가비가 인당 6만 1천 원이었는데요, 일개 직원들한테는 칼같이 징수하는 참가비를 과연 장에게서도 징수하는지는 미스터리에요.

 

  주최 측에서는 점심값이 들면 매우 부담스럽기 때문에 보통 점심 먹고 오라고 오후 1시까지 오라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담 없이 산채비빔밥 등으로 간단하게 한 끼를 때우고자 가까운 음식점에 들어갔는데 산채비빔밥은 없고 산채 정식 1인분에 1만 6천 원! (ㅠ.ㅠ)

 

<풀떼기가 이렇게 비싸다니...>

 

  워크숍 장에 도착해서 참석 명부에 서명을 하고 나면 회의실에서 교육을 받는다던가(성 매매 금지 교육이었음), 전달사항을 받습니다. (실적 압박 후덜덜~)

 

 

  그리고 레크리에이션으로 했던 것이 ○, ×퀴즈랑 족구였습니다. 현금으로 작은 상금이 걸려있지만 받으면 쏘는 비용이 더 나가기 때문에 일찍 탈락하고 구경하는 게 장땡.

 

  공과 무척 친하지 않은 사람까지도 팀을 이루어해야 하는 족구이기 때문에 허공에 헛발질하는 모습을 여러 차례 보여줘야 하는 부담감 추가.

 

 

  얼추 얼추 일정이 끝나고 나니 저녁 야외 바비큐가 시작됐습니다. 비용을 지불하고 서비스를 받는 것이므로 준비나 정리가 필요 없어 편했는데요, 기다리고 있는 것은 음주의 압박과 만취자 민폐의 압박. ㄷㄷ

 

 

  다행히도 이번에는 비교적 무탈하게 자고 아침에 호텔 지하 사우나도 시원하게 들렸다 왔지만 보통은 방에서도 술자리가 이어지기 때문에 잠도 못 자고 정자세로 술을 받아마셔야 하죠.

 

  상하 관계가 상당히 경직된 직장 문화를 가진 우리나라에서는 음주를 거부하기가 대단히 어려운 편. 게다가 모르는 여러 명과 한방에서 같이 자야 하므로 어색 불편하고요.

 

 

  다음날은 숙취를 해소해야 하므로 오전 중에 서둘러 회의를 마무리하고 귀사 조치합니다. 졸병은 집에도 못 가고 워크숍 끝나면 다시 근무하러 가야 하니까요.

 

<호텔의 뷔페식 조식. 숙취에는 역시 빵과 오렌지 주스 ㅡ.ㅡ>

 

  이렇게 보니 한국의 워크숍 문화를 한마디로 정리할 수 있겠네요.

 

  집단 음주 모임 !!

 

<마지막 날 점심에 먹은 짬뽕, 예상대로 상금 탄 사람들이 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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